해외재산
해외 재산
해외에 있는 나의 재산은 얼마나 될까? 또한, 잘 있을까?
엔틱가구(고전 가구)를 수출하던 시절, 참가한 각국의 국제 박람회를 치루면서 보니, 박람회에 참여한 다른 회사들은 아이템들을 수월하게 잔무처리를 한다.
나는 조선조 엔틱가구를 리카피 해서 수출을 많이 했다.
그때, 국내에는 아파트 생활로 바뀌는 시기였고, 해외에서도 교포들을 중심으로 많이 찾았으며, 각국의 현지 바이어들의 호응 또한 좋았었다.
세계박람회 엑스포(EXPO)는 세계 3대 최대 이벤트로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적인 공인 EXPO가 있다.
엑스포 기간은 6개월이고, 준 엑스포는 3개월간 개최된다.
예전, 우리나라 대전 EXPO는 준 엑스포였다.
엑스포는 1851년 미국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월드컵과 올림픽, 그리고 엑스포는 4년마다 열린다.
84년 뉴올리언스에서 개최한 엑스포는 내가 한참 무역을 하던 시절로 그때는 창업 초기라 참가비가 워낙 부담스러워 포기했고, 이듬해 일본 츠쿠바 엑스포는 참가 신청을 했는데, 떨어졌다. 그 후 벤쿠버 엑스포, 브리즈번 엑스포까지는 꾸준히 신청했으나, 그때마다 낙방했다.
그러나, 세계 도처에서 열리는 박람회는 열심히 참가했다.
열성적으로 국제 박람회를 활용했지만, 큰 문제는 전시가 끝난 다음 전시품 처리 문제로 어려움이 컸다.
부피도 있고, 가격도 고가품이라서 전시가 끝나면 고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는데 운송비가 만만치 않다. 포장비도 그렇고...
물론, 전시회(박람회) 참가할 때는 대한무역진흥공사가 선박 운송비 를지원을 해 주는데 전시가 끝난 후에는 각 업체가 알아서 한국으로 되돌려 보내해야만 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EXPO는 3개월이나 6개월간 치루지만, 국제 박람회는 길어야 9일 정도고 짧으면 5일 정도다.
물론, 전문 박람회는 3일짜리도 있다.
몇 일을 전시 하고, 상담 하고, 오더 받고, 마지막 날은 전시품 처리가 늘 문제였다.
참가하면서 얻은 노하우다.
교포 상사나 해외공관의 신세를 지며 상품을 위탁판매 했다. 되돌아갈 수도 없고, 비용도 문제고...
그러면서 교포상사나 한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진열하며 판매하게 하고 귀국하기 바빴다.
어느 지역은 교포상사에 외상거래(D/A), 어느 지역은 레스토랑 후불결제를 조건으로 하는 교포에게, 때론 대사관, 대한무역진흥공사 현지무역관엔 위탁을 부탁했다.
그들도 디스플레이하면, 가장 한국적인 가구라서 좋아했었다. 그러면서 세월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면 대사관이나 대한무역진흥공사 무역관원(현지 대기업 주재원)은 3년이면 임지에서 한국으로 되돌아간다.
그렇게 10년-15년이 흐르는 동안, 판매시켜 송금해 주는 곳은 10%도 안 되니 자꾸 자금이 묶여서 초기엔 어려움이 컸다.
어느 날, 인수증에 액수를 보니 이태리 밀라노 무역관에 15,000$, 스위스 쥬리히에 20,000$, 스리랑카 레스토랑에 8,500$, 태국 방콕 무역관에 23,000$, 칠레 산티아고 무역관에 4,500$,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교포상사에 15,000$, 일본 동경 가구 수입상에 2,400만¥... 이제는 기억도 안 난다.
족히 10만불이 넘는다.
언젠가는 일본으로 가구 수입상에게 대금을 회수하러 가면 수입상은 오사카로 피한다. 몇 일을 수소문하다 귀국하는 수 밖에 없다. 다른 지역도 대금회수하러 가려면 그만큼의 경비(항공, 체류비)가 들고... 이제는 해외 재산이라고 할 수도 없다. 돌이켜 봤을 때, 외상(D/A Bace)으로 상품을 받고 나니, 상품을 받는 순간 교포상사들은 값을 치루려는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세월이 흐르고, 수입 수출 업무를 병행하며 수입상품 전시회를 외국의 기업을 참여시키는 수입상품 박람회(일명, 실크로드 물산전개최)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때는 반대로 한국에 수출하려고 당사가 주최하는 수입상품 전시회를 하려는 많은 나라에서 현지 제조사들이 참여했다.
그들도 전시 기간이 끝나고 나면, 견본 또는 판매 위주 상품의 재고를 다시 본국으로 가져가려면 이미 한국에 낸 수입관세, 통관비 등 각종 세금을 치룬 다음이라 같은 어려움이 클 거라고 생각된다.
예전 나의 애로사항을 그들이 느낄 것 같아 많은 업체의 재고를 떠안기 시작했다.
그 떠안은 상품들이 재산일까? 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