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대륙의 새로운 시장
남미(남아메리카)는 한 번 가려면 3일씩 걸리곤 했다.
지금은 항공편이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엔 남미의 A, B, C국을 가려면 3일씩 걸리곤 했다. 한국의 대기업(종합상사)도 남미 시장에 지사가 많이 없었던 이유는 시장이 멀고, 경제 사정도 좋지 않기도 하고...
먼저, 남미 A, B, C국은 잘 알려지다시피 A 아르헨티나, B 브라질, C 칠레이다. 남미 대륙에서 가장 큰 나라들이다.
먼저 칠레 산티아고는 지구상에서 길이가 가장 긴 나라다.
칠레를 가려면, 적어도 그 시절엔 그랬다. 서울에서 비행기 타고, 일본을 경유를 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야만 했다.
비행시간도 11시간쯤 걸린다. 항공료를 아끼려면 일본의 동경을 경유를 하고, 미국 하와이를 경유를 해서 가는 방법이었다. 기차로 치면 완행열차다.
정류장마다 서다가는, 비행시간은 11시간이지만 경유지에서 승객을 갈아 태우려면 최소 3시간 이상 걸린다. 두 곳을 들르게 되면 6시간 이상 걸린다.
순수 비행시간과 경유지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합치면 거의 하루가 간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남미로 가는 비행기가 거의 다 마이애미를 가야만 남미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LA에서 직접 가는 비행기 편이 한 주에 한 번도 어렵던 시절이다.
LA에서 마이애미 까지 또 서너시간걸린다 마이애미는 미국 최남단에 있다. 행정 소재지는 ‘플로리다주’다. 북아메리카에서 맨 끝자락이다. 볼 을 차면 남미 대륙에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엄청 가깝다는 말일께다.
마이애미는 미국 땅인데 이곳은 10명중 8명은 스페인어를 쓴다. 어리둥절하다. 이곳이 미국인지, 남미인지...
아무튼, 이곳에서 남미 가는 비행기를 타려면 평균 12시간 이상 걸린다. 여기도 마이애미에서 칠레 산티아고 가는 직항이 없다. 반듯이 에콰도르 수도 키토를 스탑오버 해야 한다.
이곳에서도 또 몇 시간 승객을 내리고 태우기 위해 3시간, 4시간 걸린다. 에콰도르에서 칠레 산티아고 가는 승객이 많지 않아 승객이 어느 정도 탈 때까지 기다린다.
옛날에 한국에서 지방 시외버스도 시간을 지키며 운행하는데, 기가 막힌다.
서반아에 ‘마니아나’라는 말이 있다. 남미 국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고, 좋아하는 말이다. Manana(마니아나)는 오늘 아니어도 괜찮다는 뜻으로 내일, 내일, 내일, 오늘 못해도 괜찮다는 뜻이다. 성질 급한 한국인은 속이 터진다.
상점에서 뭘 찾아 없어도 ‘마니아나’, 오늘 약속을 못 지켜도 ‘마니아나’.
남미 첫 출장 때 적응이 안 돼서, 속 터져 혼났다.
우여곡절 끝에 남미 칠레 산티아고 피사 국제 박람회는 참가차 이렇게 힘들고 많은 시간 걸려서 왔지만, 순박한 칠 레인들에게 금방 빠져 버렸다.
시장도 좋고, 한국인에게 우호적이었다.
1980년대 중반인데, 산티아고 시내에 택시가 80%는 포니였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드물다. 심지어 경찰차도 포니가 압도적이다.
전시품을 선박으로 두 달 전 보냈으나, 어찌 된 일인지 산티아고 항에 도착하지 않았다. 힘들게 왔는데, 전시품이 도착이 지연이라니... 황당했으나, 현실이고, 이유가 있었다. 태평양 건너온 화물선이 태풍으로 도착이 지연되었다고 통보를 받았다. 어쩌겠나? 핸드 캐리어 한 팜플렛과 포스터로 전시장에 도배를 했다.
각 참가업체 부스마다, 자사 제품 포스터를 붙이고, 판촉물을 놓아두며 몇일을 버티었다. 다행히 개막하고 4일 후, 수입통관까지 끝내고, 드디어 전시품을 전시하여 바이어를 맞이했는데 호응이 엄청났다. 나만 해도, 많이 준비 못 한 전시품에 주문 오더를 수주하고, 칠레 피사 박람회를 마쳤다.
그때 칠레 경제 상황과 정치적 상황이 그리 좋지 않던 시절이었다. 산티아고에 수십 가구의 교민이 거주하고, 한곳의 한국식당이 있었다. 이름이 ‘남산’ 코리아 레스토랑으로 기억된다. 한국인이 드물게 방문하는 먼 곳이다.
이곳 한인들은 전시 기간 동안에 점심을 도시락으로 때마다 대접하고 박람회 종료 후, 칠레의 명소 관광도 알차게 시켜줘 기억에 남는다.
남미는 안데스산맥이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까지 걸쳐 있어, 남미에서는 ‘안데스산맥’을 빼고는 할 말이 없다. 해발이 6,000미터가 넘고 최고봉이 50여 개나 된다. 총 길이는 7,000Km 정도이니, 서울과 부산을 16번이나 가는 거리이다.
날씬느 한국과 정반대다. 7-8월이 겨울이다. 이때 낮기온 온도가 16-18°C 정도인데, 털옷을 입고, 장갑을 끼고 다닌다.
우리는 시원하고 견디기 좋은 날씨인데 그 날씨 온도에 얼어 죽는 사람이 있단다. 사람이 있는 곳에 적응되면, 그리되는 모양이다.
가보기 좋고, 기억에 남았던 곳은 칠레 산티아고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비냐델마르’가 좋다. 휴양도시답게 성수기를 피하면 지상낙원이다.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은 아르마스 광장과 산타루시아 언덕으로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보름 만에 돌아가야 되는데, 갈 길이 아득해 걱정스러웠지만,
칠레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아르바이트했던 현지 직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같이 산티아고 공항까지 배웅했다. 참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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