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여행은 언제나 설레는 것이다.
떠나기 전 준비하느라 설레고, 출발 전 짐 싸면서 설레고, 공항에 도착하면서도 설레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는 게 옳은 것 같다.
나이 들면 병원 예약도 많고, 먹는 약도 많지만, 걷는 게 많아 나이가 든 사람은 해외여행이 더욱더 어렵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라는 노래가 있듯이, 나이 들면 놀고 싶어도, 여행 다니고 싶어도 못 떠나는 게 사실이다.
한 참 잘 나갈 땐, 해외 여행비 정도는 걱정을 안 했겠지만, 나이 들어 현업에서 떠나면 문제는 달라진다. 항공비하며 호텔비, 식비 등 큰돈이 든다. 큰돈을 나이 들어 쓸 때는 선뜻 못 쓴다. 용처가 벌이에 비해 늘어나는 법이다.
건강도 해마다 다르다. 입맛도 까다로워진다. 양식은 두 세끼 먹으면 질린다. 오늘 아침까지 김치에 된장찌개를 먹고도 10시간 비행기 타고 오자마자 현지에서 짐 풀어 놓고, 한국식당부터 찾는다.
해외여행은 단체관광으로 시작해서 누구나 똑같이 한식당 가고 명소 찾아 증명사진 찍는다. 멀리서 보면, 일본 사람들(관광객)은 깃발 아래 가이드 뒤에 모여 따라간다. 한국 사람은 가이드가 있어도 제각각 퍼져서 사방 몇십 미터는 좌우 앞뒤로 흩어져 있어 가이드가 애를 먹는다.
이제는 사라졌지만 십수 년 전만 해도 비행기 안에서 고스톱 치고, 양말 벗고 승무원에게 함부로 대하는 그런 사람들은 줄었지만, 지금도 관광지에서는 어딘가 티가 난다.
때론 대한민국, 국적기 승무원에게 함부로 대하면서, 외국 항공기에서는 공손하게 하는건 무슨 이유일까? 만만해서일까? 편해서일까?
이제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하지 않는가.
문화시민다운 행동이 아쉽다.
여행 중 한국인이 제일 많은 지역은 일본을 포함하여 동남아시아인 것 같다. 근래에 와서는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유럽 여행객도 많이 늘어났다. 제일 선호하는 곳이 프랑스 파리, 이태리 로마, 스위스 쥬리히, 스페인 마드리드 등이다.
어딜가도 한국 젊은이들이 많이 있다.
장려하고, 좋은 현상이다. 30여 년 전 스위스 바젤 박람회에 갔을 때, 시간 내서 스위스 알프스 정상인 융프라우를 갔는데 초겨울이라 해가 짧아서 오후 5시 정도면 하산을 해야 했는데, 넓은 전망대에서 여러 곳을 구경하느라 관광할 시간이 빠듯해져 융프라우 전망대에서 산악열차의 승차 시간을 놓칠 뻔했지만, 먼저 타고 있던 일본인이 자국민인 줄 알고 열차를 타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 바람에 열차를 놓치지 않았다. 단결과 동족애가 깊은 민족임을 알았다.
산 정상에서 전망대 광장에 한국 컵라면을 판다. 대단한 마케팅이다.
이런저런 일로 해외 박람회를 주관하는 전시전람회를 주관하느라 많은 곳을 다녀 봤는데, 아프리카 가나에서 국제 박람회가 처음 개최된다는 정보를 접하고, 부산에 있는 아프코 수산에 방문해 아프리카 가나의 경제 사정과 치안 사정, 외환 사정 등등을 안내받고, 아프리카 가나 국제 박람회 참가를 결심하고, 현지에 참가신청과 참가비를 송금하였다.
참고로, 당시에 아프코 수산은 가나에서 대기업으로 정부와 밀착되어 있던 회사이다.
대한무역진흥공사에 협조 요청하고 가나 박람회 참가할 업체를 모집하였다. 모집할 때에 사실은 아프리카 가나라는 나라의 사정을 나도 자세히 모르는 상태로 일을 진행하였다.
예상외로, 신흥시장이라 참가업체가 수십개 업체가 모여졌다.
겁은 났지만, 한국 대사관이 있다는 사실만 믿고 일을 추진하였다. 준비하며 가나라는 나라엔 우리나라 대사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 대사관이 있기도 한 곳이다.
대한무역진흥공사 가나 무역관이 없던 시점이라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때 아니면 언제 이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겠냐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하고 일을 진행하였다.
5개월 준비(업체모집, 상품집하, 비자문제, 현지통관 문제 등) 끝에 아프리카를 가기 위해 영국 런던을 경유한다는 이유로 아프리카 가나를 도착하기 전에 ‘키니네’라는 예방접종을 해야만 했다. 이와 함께 풍토병에 관한 약품도 구비 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영국에서 3일 만에 현지 가나에 도착했다.
나는 도착하자마자 비행기 문이 열리는 순간, 그냥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의 열대 지역의 특유한 냄새와 현지인에게 풍기는 사람 냄새가 엄청 고통스러웠다.
허나, 돌아가고 싶어도 가나 아크라 공항과 영국 런던을 오가는 비행기는 1주일에 한 편 밖에 없었다.
나는 30여 명의 세일즈맨 단체를 이끌고 온, 대한민국 전시전람회 대표이다. 내가 흔들리고 걱정하면, 나를 믿고 따라온 다른 기업인들은 또 얼마나 불안할 것인가. 표정 관리를 잘해야만 했다.
3주간의 행사 일정을 마치고 가나 아크라 공항을 떠날 때 즈음엔 넓은 초원, 순박한 현지인들 인심, 맑은 공기, 질 좋은 시장...
다시 내년에 온다는 현지 직원들과 작별을 하고 떠났지만, 지금껏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를 다시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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